보드게임과 창작/Bartender

제작기/BARTENDER - EP01.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은 욕망

AXA 2024. 5. 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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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여름이었습니다. 보드게임에 한창 푹 빠져 살던 시절이었죠. 패밀리 게임부터 게이머스 게임까지 장르 불문하고 모든 게임을 가리지 않고 즐겼었습니다.

평일이면 퇴근하고 한게임, 주말은 12시간 내내 게임을 한다거나 오후부터 시작해서 새벽까지.. 정말 보드게임에 미쳐있던 시간이었습니다. 파티게임이 슬슬 지겨워질 때 즈음 긱(Geek) 랭킹 100위 안에 있는 게이머스 게임들을 하나둘씩 맛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해외 작가들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었죠. 시모네 루치아니, 우베 로젠버그, 비딸 라세르다 등등의 쟁쟁한 작가들의 게임을 맛봤습니다. 1년 동안 아주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특히 시모네 루치아니의 보드게임이 매우 인상 깊었는데, 그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게이머스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막연하게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더욱더 게이머스 게임만을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가을 보드게임 동호회에서 가을 엠티를 갔습니다. 그때 같이 차량에 탑습했던 고인물분과 게임 제작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2년이 지났지만, 그분의 말이 아직 머릿속에 떠나질 않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체계적으로 게임을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주먹구구식입니다만)
저는 막연하게 게임을 만들고 싶다. 테마는 이것이다. 이러이러한 게이머스 게임을 만들것이다. 라고 호기롭게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고 테마만 정해졌을 뿐인데 말이죠.
그분이 하신 말씀은 "너와 같이 이야기하는 사람은 참 많았다. 하지만 자기에게 그런 말을 한 사람치고 정작 게임을 실제로 만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머리를 크게 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분에 말이 막연하게 그냥 게임만 만들고 싶어 했던 저의 미래 같았거든요. 저에게는 엄청난 자극으로 다가왔습니다. 며칠 동안 그분과 했던 대화를 곱씹으며 속으로 다짐을 했습니다. 저는 꼭 보드게임을 만들어보겠다고 말이죠.

그 뒤로 저는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게임에 대해 구체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트에 아이디어와 메커니즘이 떠오를 때마다 적고 또 적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아이디어들을 모아 종합하여 세부적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하나씩 채워나가다 보면 톱니바퀴들이 서로 잘 맞물려서 움직이더라고요.

아주 유명한 말이죠. 시작이 반입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노트에 적는 행위만으로도 당신은 반을 한 것입니다. 그 작은 아이디어들이 모이고 모여 우리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작가라고 하기에는 작품도 없고, 제대로 된 검증도 안된 게임을 만들고 있지만, 언젠가는 여러 보드게이머들이 제 게임을 즐기며 해주길 바라며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의 보드게임 제작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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