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과 창작/Bartender

제작기/BARTENDER - EP2.테마와 메커니즘

AXA 2024. 6. 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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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을 만들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메커니즘과 테마입니다.

 

 

테마, 메커니즘 무엇이 먼저?

 

메커니즘을 먼저 생각하고 테마를 입히느냐, 테마를 먼저 생각한 뒤 테마에 맞춰서 메커니즘을 짜느냐, 항상 게임을 만드려고 생각할때 이 두 가지를 고민합니다. 이는 보드게임을 제작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전자는 게임의 설계가 완벽하다면 군더더기 없이 제작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메커니즘에 맞는 테마를 잘 입힌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할 것이며,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테마에 맞춰 메커니즘을 짜야하기 때문에 게임의 룰에 허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개발적으로 본다면 메커니즘은 백엔드, 테마는 프론트엔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바텐더라는 게임에 대해 처음 생각했을 때 막연하게 칵테일을 제조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테마를 먼저 생각하고

게임의 메커니즘을 테마에 끼워맞추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렇게 됨으로써 기본적인 뼈대가 만들어지지 않아 룰을 수십 번을 바꿨습니다. 1년간 크게 갈아엎는 행위를 세 번을 했습니다. 이게 게임을 만들 때는 모르지만 직접 테스트 플레이를 한다면 아.. 내가 만든 건 진짜 못해먹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이 플레이한 친구들에게도 미안하기도 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했을 때 재미있을 것 같아 보였던 것이 막상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 재밌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지만, 뼈대가 있는 상태에서 작업하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테마를 먼저 적용한 사례

 

아래부터는 제가 설계한 메인보드판들입니다. 크게 세 번 바뀌었는데 어떤식으로 변형되었는지 보고 가시는 게 게임 만드시는데 도움 되실 것 같습니다.

 

 

가장 첫번째로 게임의 메커니즘이 제대로 정립되기 전에 구성했던 메인보드판입니다. 이때는 아무것도 몰랐던 당시이기 때문에 게임판 자체에 디자인을 꾸미는 데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추후 다른 버전의 게임보드판에서도 계속적으로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게임이 어느정도 완성될 때까지는 디자인 작업은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더라도 적당히만 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상단의 7개의 칸은 기본 베이스로 두었던 라운드의 개념으로 보상칸을 디자인했습니다. 일주일동안 운영한다는 개념으로 현재까지도 바뀌지 않은 게임 내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 밑으로 거리가 있고 좌우로 건물들이 있는데, 일꾼이 중앙에 거리를 왔다 갔다 하면서 필요한 요소들을 얻은 후 자신의 가게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컨셉으로 구성했습니다.

 

테스트 플레이 후 게임 자체가 돌아가기 힘들어 완전히 뒤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상당히 만족감이 있었던 버전이었습니다만, 게임 자체가 너무 난이도가 높아서 사장된 버전입니다.

 

이 시기때 콘텐츠코리아랩에 보드게임 양성교육을 나가 여러 업체들 앞에서 시연을 했었습니다. 국내 보드게임 판에서 유명하신 가이오트님을 비롯해 아스모디 대표님 등 여러분들 앞에서 소개를 했습니다.

시연 후 게임이 너무 어렵다는 평가가 있어서 느끼는 것이 많았고, 너무 많은 것을 게임에 넣고 싶어서 산으로 간 것이 아닌가 하여 과감하게 전체적으로 수정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일꾼 놓기, 피로도관리, 백빌딩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많았는데 그 중 게임의 핵심이 되는 부분만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최종 마무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버전입니다.

 

메인보드판 디자인은 제가 가볍게 레이아웃 짜는 정도로만 진행하였고 일꾼놓기 베이스로 플레이하도록 전체적인 메커니즘을 구성하였습니다.

 

현재 이 버전으로 게임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대부분의 게임을 플레이했던 분들이 가장 만족했던 버전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가장 만족하는 버전이기도 하고요. 

 

현재는 이 메인판을 사용해서 게임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밸런스 조정을 하고 있으며, 디자이너분께서 디자인 작업 중에 있습니다.

 

 

마치며..

 

메커니즘 갈아엎기를 통해 세 가지의 메인보드판의 레이아웃과 디자인이 바뀌는 것을 확인하셨을 것입니다. 위 세 가지는 모두 칵테일이라는 테마를 두고 제작된 게임이었으며, 메커니즘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계속 생각이 바뀌기 마련이라 게임 내 디자인과 레이아웃 요소에도 영향을 미쳐 게임 개발 작업시간이 늘어나는 안 좋은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보드게임 제작을 하시는 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를 안 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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